HBF 뜻과 표준 공개, HBM과 차이점은
HBM은 이제 익숙해졌는데 HBF라는 게 또 나왔다. 2026년 8월 4일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가 첫 표준 규격을 공개하면서다. 이름도 비슷하고 쌓아 올린다는 것도 같은데, 재료가 다르다. HBM이 D램을 쌓은 거라면 HBF는 낸드 플래시를 쌓았다. 뭐가 어떻게 다른지, 왜 지금 나왔는지 정리한다.
HBF가 뭔가
HBF는 High Bandwidth Flash, 고대역폭 플래시다. USB 메모리나 SD카드에 들어가는 그 낸드 플래시를 HBM처럼 층층이 쌓아 올린 것이다.
HBF = 낸드를 수직으로 쌓음 → 느리지만 용량이 크고 저렴
쌓는 방식 자체는 HBM에서 가져왔다. 셀 자체를 빠르게 바꾼 게 아니라 포장하는 방식만 바꿔서 대역폭을 끌어올린 것이다. 여러 층에서 동시에 데이터를 꺼내니 병렬로 처리되는 양이 늘어난다.
위치로 보면 HBF는 HBM과 SSD 사이다. HBM만큼 빠르진 않지만 SSD보다는 훨씬 빠르고, HBM보다 용량이 크면서 SSD처럼 저렴하다. 기존에 비어 있던 중간 계층을 메우는 물건이다.
스펙과 로드맵
| 항목 | 1세대 목표 |
|---|---|
| 적층 | 낸드 다이 16장 |
| 스택당 용량 | 512GB |
| 대역폭 | 1.6TB/s |
| GB당 비용 | HBM 대비 약 1/10 수준(제조사 주장) |
로드맵상 2세대는 2TB/s, 3세대는 3.2TB/s를 목표로 한다. 대역폭은 HBM에 근접하는데 용량은 훨씬 크고 단가는 낮다는 게 핵심 주장이다.
비용 부분은 제조사가 제시한 수치라 실제 양산 단가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낸드가 D램보다 GB당 훨씬 싸다는 건 구조적인 사실이라,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
왜 지금 나왔나 · AI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배경이다.
학습은 모델을 만드는 단계고, 추론은 만들어진 모델을 실제로 굴리는 단계다. 챗봇에 질문을 던지면 답이 나오는 게 추론이다. AI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추론에 쓰이는 연산량이 학습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추론에는 학습과 다른 특성이 있다. 모델의 가중치는 이미 학습이 끝나 고정된 값이다. 계속 읽기만 하고 거의 쓰지 않는다. 그리고 모델이 커질수록 이 가중치를 담을 용량이 필요하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HBM은 빠르지만 용량이 제한적이고 비싸다. 대형 모델을 돌리려면 GPU를 여러 장 붙여야 하는데, 그러면 전력과 비용이 폭증한다. 용량 문제 때문에 GPU 수를 늘리는 상황인 것이다.
낸드의 약점을 피해 간 설계
| 낸드의 약점 | 추론에서는 |
|---|---|
| 쓰기 수명 제한 | 가중치는 읽기 전용이라 무관 |
| 읽기 지연 큼 | 병렬 처리로 상당 부분 상쇄 |
| 속도 느림 | 적층으로 대역폭 확보 |
낸드는 쓰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면 마모된다. 그래서 자주 바뀌는 데이터를 담기엔 부적합하다. 그런데 추론 중 모델 가중치는 사실상 얼어붙어 있다. 읽기만 하니 마모가 거의 없다.
즉 HBF는 추론 전용으로 설계된 물건이다. HBM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자주 안 바뀌는 대용량 데이터를 맡아 HBM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다. 실제로 HBM과 HBF를 섞어 쓰는 구조가 함께 제시됐다.
진짜 의미는 공급망에 있다
지금 AI 인프라의 가장 큰 제약은 HBM 공급 부족이다. HBM은 만들기 어렵고 수율이 낮고 생산능력이 한정돼 있다.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반면 낸드 플래시는 다르다. SSD와 각종 저장장치용으로 전 세계에 이미 방대한 생산능력이 깔려 있다. HBF가 자리를 잡으면, 기존 낸드 공장을 AI 인프라 수요에 투입할 길이 열린다.
이건 메모리 산업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얘기다. 지금까지 AI 특수는 D램 진영, 특히 HBM을 만드는 회사들의 몫이었다. HBF가 확산되면 낸드 쪽에도 AI 수요가 흘러들어간다. HBM 기초 개념은 따로 정리했다.
누가 어디 서 있나
HBF 표준을 공동으로 공개한 곳은 SK하이닉스와 미국 샌디스크다. 두 회사가 FMS 2026 개막에 맞춰 첫 표준 규격을 내놨다.
| 기업 | 현재 위치 |
|---|---|
| SK하이닉스 | HBF 표준 공동 개발, D램·낸드 모두 보유 |
| 샌디스크 | HBF 표준 공동 개발, 낸드 전문 |
| 삼성전자 | 표준 참여 없이 관망 |
| 마이크론 | 표준 참여 없이 관망 |
| 키옥시아 | 낸드 전문, 별도 행보 |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이번 표준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회사 모두 낸드를 만들지만 HBF 표준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새 규격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진영이 갈릴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메모리 업계에서 표준 주도권은 중요하다. 규격을 먼저 정한 쪽이 양산과 고객 확보에서 앞서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표준 공개가 곧 양산은 아니다. 실제 제품이 나오고 고객사 인증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낸드 쪽 기업들의 최근 실적과 움직임은 따로 정리해뒀다.
아직 남은 것들
표준이 공개됐다고 내일부터 팔리는 건 아니다. 확인해야 할 게 여럿 남았다.
| 과제 | 내용 |
|---|---|
| 양산 시점 | 표준 공개와 실제 생산은 별개 |
| 고객사 인증 | GPU 업체가 받아들여야 함 |
| 표준 확산 | 삼성·마이크론 합류 여부 |
| 실제 단가 | 양산 수율에 따라 달라짐 |
| 소프트웨어 | HBM+HBF 혼합 구조를 쓸 생태계 필요 |
특히 고객사 인증이 관건이다. 메모리는 만든다고 팔리는 게 아니라 GPU 업체나 AI 칩 설계사가 자기 제품에 붙여 검증해야 한다. HBM에서도 인증 통과 여부가 회사별 점유율을 갈랐다.
그리고 새로운 계층이 하나 생긴다는 건 소프트웨어도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데이터를 HBM에 두고 어떤 걸 HBF로 내릴지 판단하는 층이 필요하다. 하드웨어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정리
- HBF = 낸드 플래시를 HBM처럼 수직 적층한 차세대 메모리
- 2026년 8월 4일 SK하이닉스·샌디스크가 첫 표준 규격 공개
- 1세대 목표는 16단 적층, 스택당 512GB, 대역폭 1.6TB/s
- HBM과 SSD 사이의 중간 계층 — 느리지만 용량 크고 저렴
- 가중치가 읽기 전용인 AI 추론에 특화, 학습용 아님
- 진짜 의미는 HBM 병목을 기존 낸드 생산능력으로 우회한다는 점
- 삼성·마이크론은 이번 표준에 미참여, 확산 여부가 관건
참고
HBF 표준 규격 및 스펙은 SK하이닉스·샌디스크 발표(FMS 2026, 2026.8.4) 기준이며, 목표 수치로 실제 양산 제품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업별 참여 현황은 향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양산·표준 확산 상황에 따라 이 페이지에 업데이트한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기업은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매수·매도 권유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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